서른 중반의 나이를 넘어가면서 점점 더 확고하게 느껴지는 사실들이 있다.
'바로 타인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고 차라리 내가 변하는 것이 빠르다',
'나와 반대되는 사상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내 주장을 고집해봤자 얻을 것은 없다.'
'팩트 폭행은 진짜 폭행보다 더 치명적이다.'
과거 정치성향이 다른 지인과 대립각을 세우고 설득해보려고 노력해봤었지만 변한 것은 없이 서로 마음만 상했으며, 특정 종교에 지나치게 빠져있어 시간과 돈을 쏟아붓는 지인에게 최근 종교의 비합리성과 부패에 대해 설명했지만 돌아온 건 욕에 가까운 험한 말 뿐이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예를 들면 끝이 없을 정도로 이런 경험이 많았는데, 이제는 상대방과 상반되는 신념으로 대립각을 세우지도 않고 애초에 나랑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으면 언급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왜?
상대방은 아무리 이야기해도 변하지 않을뿐더러, 나의 주장과 주장을 뒷받침해줄 팩트들은 사실여부를 떠나서 상대방에게는 공격으로만 느껴지고, 이 공격으로 인해 상대방도 나도 서로 상처만 입을 뿐이다. 결국 변화도 없고 남는 것도 없이 관계 파탄만 가져올 뿐이다.
상대방의 생각과 말들이 다소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그냥 그에 대한 반박은 속으로만 생각하고, 적당히 상대방 말에 동조를 해주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거나 애초에 민감한 문제는 언급 자체를 하지 않으면 모두가 편하다.
특히나 나와 이해관계가 있는 상대방일 경우에는 그냥 상대방이 듣기 좋은 말을 해주면 일도 잘 풀리고 모든 것이 순조롭다.
그냥 "그래 니 말이 다 맞다 해줄게~ 계속 그렇게 정신 승리하고 살아라~"라는 마인드로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나 자신의 신념도 지킬 수 있고, 주변에 적도 없고, 모든 것이 평화롭다.
바로 이런 마인드는 우리가 중국을 상대할 때, 중국인과 이해관계를 맺고, 중국인으로부터 이득을 취하고자 할 때 꼭 필요하다.
중국은 세계 제1의 인구를 가진 나라인 만큼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정치, 역사, 문화적으로도 민감한 이슈들과 금기들이 정말 많은 나라로, 외부에서 중국을 바라보고 있으면 지적하고 싶은 부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중국은 우리나라의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이며, 슬픈 현실이지만 아직까지는 우리가 중국에서 취할 수 있는 이득이 더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비위를 맞춰주며 중국으로부터 이득을 취하고 그 이득을 바탕으로 더 강한 힘을 기르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이런 비슷한 맥락에서 저자 정숙영 님께서는 "중국이 싫어하는 말"이라는 제목으로 중국이 듣기 싫어하고 불편해하는 주제들을 총 6장으로 나눠서 자세한 배경과 사례가 담긴 책을 출판하셨다.
저자 이력을 보니 저자도 중국 관련 직업에 종사를 해오면서 많은 중국인들과 교류를 했었을 것 같은데, 중국인들과 수많은 갈등을 겪어오며 아마도 "그래 그냥 내가 피하고 말지"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을 해본다.
중국의 잘못된 부분을 묵인하고 방조하자는 게 아니다. 다만 중국과 중국인과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최소한 불필요한 행동과 언행으로 손해는 보지 말자는 것이 저자의 생각인 것 같고 나도 이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리고 비단 중국을 상대할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면서도 상대방이 듣기 싫어하는 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말만 안 해도 중간 이상은 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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