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와 신박한 정리를 위한 참고서, <버리는 즐거움> 야미사타 히데코
버리는 즐거움 / 야마시타 히데코
이 책을 읽은 이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집 안 환경을 개선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여기저기 처박아 놓고 쌓아놓았던 물건들을 버리고 정리하기도 하고, 가구의 배치도 바꾸기도 하고, 이런저런 소품을 구매해서 셀프 인테리어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 흐름에 맞춰 모 방송사에서는 '신박한 정리'라는 타이틀을 걸고 유명 연예인들의 집을 방문하여 정리가 안된 집 상태를 진단하고, 전문가와 함께 깔끔하게 정리하여 탈바꿈 시켜주는 예능도 방송을 하고 있다. 버리고 정리하고 간소화하는 '미니멀리즘'이 시대적 환경과 맞물려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여행을 하느라 일주일 정도 집을 비웠던 적이 있었는데, 여행을 마치고 오랜만에 집에 왔을 때 집에 왔다는 반가움의 감정과 함께 '내 집이 이렇게 지저분했었나? 내가 이러고 살았구나'라는 생각하고 반성했던 적이 있다. 평소에는 집안 환경에 익숙해져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을 뿐, 나 자신도 예능 방송에서 집을 지저분하게 해놓고 사는 연예인들과 다를 바가 없었던 것이었고, 나도 방송에 나가면 누군가는 내 집 상태를 보고 혀를 끌끌 차며 한심해 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그래서 큰맘 먹고 집안 정리를 시작, 이런저런 물건들을 버리고 쓸고 닦고 배치를 바꾸고 여러 노력을 해봤지만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 같은 느낌도 들지 않고, 투입된 시간 대비 만족스럽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나도 방송 예능처럼 전문가의 손길이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텐데' 라는 생각과 함께, 기본적으로 바꾸기 어려운 그동안 살아온 생활 습관이나 가치관에 변화를 주고, 조언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겠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나의 평소 습관대로 일단 책에서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책들이 많았지만, 그중 내 눈에 들어온 책은 바로 '버리는 즐거움' 이었다. 인터넷 평점은 높지 않고, 리뷰들도 극과 극을 오가는 의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각 공간별로 나눠서 정리가 되어 있는 목차를 보고 구매를 결정했으며, 분량 자체가 많지 않고 이해가 필요한 어려운 내용이 없어 구매 후 바로 다 완독을 했다.
책의 내용과 이 책에서 얻은 정보는?
일단 이 책의 서두에도 나오지만 가장 중요한 원칙을 세 글자로 정의했다.
단샤리
넘쳐나는 물건을 끊는 단(断),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샤(捨),
끊고 버리는 것을 반복하면서 물건의 집착에서 벗어나는 리(離).
저자는 이 원칙을 기준으로 삼고 총 7가지의 공간으로 나눠 공간 별로 본인의 정리 노하우를 상세하게 이야기한다.
각 공간별로 기억에 남고 나도 따라하고 싶은 노하우를 정리해보자면,
1. 먹는 공간
-물건을 꺼대는 데 쓸데없는 수고를 하지 않도록 동선을 고려해서 수납하기
-행주는 버리고 일회용 키친타월을 사용하기
-스펀지를 잘라서 사용하고 오래 사용하지 않고 버리기
-식재료는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서 바로 사용하기
-꼭 필요한 그릇과 컵을 구매하고, 되도록 마음에 들고 좋은 것을 사고 자주 사용한다.
2. 입는 공간
-옷걸이로 옷의 총량규제를 해서, 자주 입는 옷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거나 나눔을 하여 처리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속옷이지만 질 좋고 비싼 속옷을 입고, 필요한 만큼만 보유한다.
3. 자는 공간
-이국적인 아이템이나 그림을 배치하여 로맨틱한 수면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불커버는 삼 일에 한 번 세탁, 삼 년에 한 번 교체해서 항상 청결한 상태를 유지한다.
4. 지내는 공간
-좁은 거실에는 소파를 두지 않는다.
5. 씻는 공간
-세면대 주변 용품을 정리해서 선반이나 서랍에 넣어 욕실이 깔끔하게 보이도록 한다.
-샴푸와 비누를 샤워부스에 두지 않는다.
-화장실 슬리퍼 없애기(슬리퍼가 필요 없도록 깨끗하게 청소하고 관리한다.)
6. 배우는 공간
-연필꽂이에 펜은 세 자루만 둔다.
-불필요한 물품은 주변 사람들과 나눈다.
-종이류는 바로 버린다.
-엽서와 명함, 연하장 등도 과감하게 버린다.
-버리는 책과, 간직하는 책을 구분한다.
7. 다니는 공간
-현관 바닥에 까는 현관매트에 신경 쓴다.
-현관에서 맨발로 거실에 들어온다.( 맨발로 들어올 정도로 깨끗하게 관리한다)
-신발장은 반만 수납할 정도로 신발 수를 줄여 관리한다.
-우산은 지나치게 많이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
사실 저자의 이야기하는 노하우들이 감탄할 정도의 비결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크게 없었으며, 책 내용의 절반 정도의 내용은 동의하기 어려웠다. 아마도 성별도 남자인 나와 다르고, 국적도 다른 일본 사람인 요인도 있을 테고, 그의 모든 생활 습관이 그대로 다 와닿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저자가 추구하는 단샤리의 마음가짐이 온전히 내 마음속에서 우러나오게끔 하는 데에는 저자들의 노하우에 대한 설명들이 충분했던 것 같고, 내 생활패턴과 내 기호에 맞춰서 나만의 단샤리 원칙을 수립하는데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는 것에는 확실하게 답을 할 수 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일단 뭐든지 정리를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 이 책도 구구절절 저자의 노하우들이 담겨있지만, 이런 노하우들의 공통점은 일단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버리는 것이 쉽지가 않다.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단순하게 물건을 구매할 때 투입된 물건값이 아까워서, 언젠가는 또 사용할 것 같아서, 선물을 받았거나 물건에 히스토리가 있어서, 갖고 있으면 심리적으로 든든해서 등 이유는 정말 많다.
본인은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쉽게 물건을 버릴 수 있도록 정신무장을 할 수 있었으며, 당장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들을 냉정하게 판단해서 기준에 맞지 않으면 버려보고, 이후에는 물건을 구입할 때 언제 이 물건을 버리게 될지까지 생각을 해서 물건 구매 단계에서부터 버림을 생각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비워진 집과 비워진 내 정신과 함께 저자의 노하우 중 유용하다고 판단된 것들을 하나씩 내 삶에도 적용을 해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버리는 마인드 무장에 확실한 방법 하나를 공유해 주고 싶은데, 바로 오랜 기간 집을 비워보기다. 올해 일이 있어서 약 한 달 이상 집을 비웠던 적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집에 들어와서 집안 가득한 물건들을 보고
'이 집 안에 물건들 없이도 내가 한 달간 문제 없이 잘 살았구나'
'꼭 필요한 물품이 담긴 캐리어 하나 만으로도 사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구나'
'나머지 물건들은 좀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좋은 그런 물건들이었구나'
라는 생각들이 많이 들었었다. 이렇게 가끔 나의 소유물들과 거리를 멀리해 보는 것도 물건에 대한 집착을 떨쳐내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본인도 정리가 안되면 종종 여행을 갔다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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