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기

[중국여행기] 중국의 아픈 역사가 담긴 거리 '동교민항(东交民巷)' / 중국법원박물관(中国法院博物馆)

중국에서잘사는남자 2025. 7. 1. 18:37
728x90
반응형

[중국여행기] 중국의 아픈 역사가 담긴 거리 '동교민항(东交民巷)' / 중국법원박물관(中国法院博物馆)

2025.04.22-[중국여행기] 과거 담뱃대 상점들이 있었던 베이징 상업거리 '연대사가(烟袋斜街/옌다이셰제)'

2024.06.11-[중국여행기] 조선후기 지식인들의 지식구매 창고였던 북경 '유리창(琉璃厂) 문화거리' 지금의 모습은?

2024.03.13-[중국여행기] 북경 난뤄구샹(南锣鼓巷/남라고항) 후통 골목에서 로컬 음식 맛보기!

2024.03.11-[중국여행기] 북경 베이뤄구샹 전통 사합원(四合院) 찻집 "베이뤄궈샹91호(北锣鼓巷91号)"

 

 

 베이징의 주요 후통들을 돌아본 뒤 볼만한 다른 후통이 없는지 알아봤는데, 베이징을 대표하는 10대 후통(十大胡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번 나열해 보자면,

 

  남라고항(南锣鼓巷), 연대사가(烟袋斜街), 모아후통(帽儿胡同), 국자감가(国子监街), 유리창(琉璃厂), 금어후통(金鱼胡同), 동교민항(东交民巷), 서교민항(西交民巷), 국아후통(菊儿胡同), 팔대후통(八大胡同)

 

인데, 10개의 후통 중에서 겨우 4곳만 가봤다. 그래서 나머지 후통들도 가보기로 마음을 먹고 안 가본 후통 중 동교민항이라는 후통에 방문을 해봤다. 

 

 

 

'동교민항(东交民巷)' 주소 및 위치 

 

-영문 주소 : East Side of Beijing Novotel Xin Qiao Hotel, Dongjiaominxiang, Dongcheng District, Beijing, China

-중문 주소 : 北京市 东城区 东交民巷 北京新侨诺富特饭店 东侧

 

东交民巷 · WC35+3G7, E Jiaomin Ln, Dongcheng, Beijing, 중국 100051

★★★★☆ · 관광 명소

www.google.co.kr

 

 동교민항은 베이징 지하철 2/5호선 숭문문(崇文门) E출구 부근에서 시작해서 천안문 광장 서쪽까지 이어지는 1.5km 정도 거리의 폭넓은 후통이다. 서쪽 후통 입구는 통제로 인해 진입이 불가하기 때문에 동쪽 입구로 진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숭문문 E출구로 나오면 동교민항 후통 안내 표지판이 바로 나온다. 

 

 

동교민항은 어떤 곳?

 

 베이징 동교민항(东交民巷)은 중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외교 무대였던 거리로, 청나라 말기부터 중화민국 초기까지 외국 열강의 공사관이 집중되었던 지역이다. 이 지역은 본래 명. 청 시대에는 황실 친족과 고위 관료들이 거주하던 조용한 골목이었지만, 1860년 제2차 아편전쟁 이후 체결된 베이징조약에 따라 서양 열강들이 베이징에 공사관 설치를 허가받으면서 외국인 전용 외교 구역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이후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 일본, 벨기에, 네덜란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등 10여 개국의 공사관이 이 골목을 따라 조성되며, 동교민항은 사실상 베이징 내의 외국 조계지처럼 기능하게 되었다. 

1900년대 동교민항의 구획도 [ 출처 : 바이두 ]

 

이 거리에는 공사관 외에도 교회, 병원, 우체국, 호텔, 은행, 철도 사무소 등 근대적 기반시설이 함께 들어서며, 당시 베이징에서 가장 국제적인 분위기를 가진 공간이 되었다. 프랑스는 성 미카엘 천주교 성당과 프랑스 우체국을 건립했고, 일본은 정금은행(正金银行) 건물을 세웠으며, 이는 현재 중국 법원박물관(中国法院博物馆)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벨기에 공사관과 러시아 정교회 성당, 영국과 미국 공사관 등도 이 거리 곳곳에 남아 있다. 

의화단 운동을 묘사한 그림 [ 출처 : 바이두 ]

 특히 1900년 의화단운동(义和团运动) 당시, 동교민항은 베이징 내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현장이기도 하다. 반외세, 반기독교 성격을 띤 의화단과 청나라 정부일부 세력은 외국 공사관과 교회를 공격했고, 외국인과 기독교인들을 위협했다. 이에 동교민항 일대에 주둔하던 외국 공사관 직원들과 선교사, 군인, 민간인 등 약 900여 명은 이곳 공사관 구역에 피신해 55일간의 치열한 방어전을 벌였다. 이 사건은 '공사관 구역 포위'로 불리며 외교사와 군사사적으로도 중요한 사건이다. 이후 8개국 연합군이 베이징을 무력 점령하며 동교민항은 더 강한 외세 영향권에 들어가게 되었다. 

 

오늘날 동교민항은 베이징 동성구(东城区)에 위치한 역사문화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당시의 유럽식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좁고 길게 이어진 거리 양편에는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줄지어 있으며, 일부는 박물관이나 문화전시 공간으로 리모델링되었다. 대표적으로 중국 법원박물관, 베이징 경찰박물관, 옛 벨기에 공사관, 성 미카엘 성당 등이 관람 가능한 명소다. 

 

 

 

'동교민항' 방문 후기

 지하철 출구로 나오면 동교민항 거리 초입에 거대한 병원이 보인다. 이곳은 수도의과부속대학인 베이징동인병원(北京同仁医院)으로 직원수 약 3600명, 병상 수 약 1600개에 달하는 거대한 종합병원이다. 

 거리 입구 부근에 동교민항의 과거 주요 건축물들의 사진이 걸려 있는데, 생생한 옛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주요 건축물들의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며 눈에 담아봤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약 500미터 정도 걸을 때까지는 거리에 별다른 특징이 없었으며, 사거리가 나오는 지점에서 성미카엘 성당과 옛 벨기에 대사관 건물이 나타났다. 

 사거리 담벼락에 붙어 있는 동교민항 역사에 대한 안내판.

 제일 먼저 눈에 띈 건물은 성미카엘 성당이었다. 청조 말 1901년 프랑스 관할 지역에 프랑스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된 고딕양식의 건축물로, 베이징 한인 천주교 미사를 1993년부터 이곳에서 진행을 했었다고 하는데, 코로나 시기 잠시 미사가 중단되었다가 2023년 4월부터는 사직문 천주교 성당으로 미사 장소를 옮겨 진행한다고 한다. 성당이 대외 현재 개방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이제는 한국인 신분으로 이 성당에 쉽게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성 미카엘 성당의 내부 모습 [ 출처 : 바이두 ]

 성당 맞은편 남쪽에는 옛 벨기에 대사관 건물이 있는데, 입구가 동교민항 아래 블록에 위치하고 있어서 조금 걸어서 내려가봤다. 

 입구가 닫혀 있어 알아보니 대외 비공개 중이었으며, 건물의 일부가 중국 공상은행 지점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과거 의화단 운동 시 화재로 인해 파괴되어 보수되었던 이력이 있으며, 한 때 미얀마 공사관으로 사용하다 이후 1986년 자금빈관(紫金宾馆)으로 개명, 지금은 대부분 대외비개방 중이며 종종 비정기적인 문화활동이나 이벤트 행사 때 대외개방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자금빈관의 내부 모습 [ 출처 : 바이두 ]

 

 조금 더 거리 안쪽으로 걸어가니 아담한 사이즈의 건축물이 나왔다. 

 과거 프랑스 우체국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인데, 지금은 문이 닫혀 있어 내부를 볼 순 없었다. 별다른 용도 없이 방치되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 다소 아쉬웠다. 

 좀 더 안쪽으로 걸어가니, 과거의 건축물은 아니지만 특색 있는 상가들이 보여서 찬찬히 둘러봤다. 

 동교민항반점(东交民巷饭店)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호텔

 홍두(红都)라는 중국 전통복장 판매 전문점, 쇼윈도에 전시되어 있는 의복과 사진들을 보니 유명인들이 자주 애용했던 브랜드인 것 같았다. 

 약 1km 정도를 걸어 이동하니 거대한 서양식 건축물이 나오는데, 바로 중국법원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과거 일본 정금은행(正金银行) 건물이다. 

 건물 외부에 붙어 있는 안내표의 화살표를 따라가면 법원박물관 입구가 나온다. 

 

 

'중국법원박물관' 방문 후기

 

 중국 법원박물관 운영 시간은 9:00~16:00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나 온라인으로 사전예약을 한 이용객에 한해서 입장이 가능하다. 

 중국법원박물관 위챗 공중계정에 들어가면 입장 예약이 가능한데, 방문일자와 시간을 선택하고, 신분증 정보(외국인은 여권 정보)를 입력하고 핸드폰 문자로 인증번호를 받아 인증하면 예약이 가능하다. 

 입구의 매표소에 예약을 하고 왔다고 이야기하니 별도의 표는 주지 않았으며, 짐검사를 하는 구역에서 직원이 여권을 보고 예약여부를 확인한 뒤 입장을 시켜줬다. 

 박물관 입구 통로에 걸려 있는 중국이 고대 학자들

 박물관 1층 메인 홀에는 중국의 사법 시스템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주요 법조인, 재판 내역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크게 흥미가 가는 내용이 아니라 가볍게 둘러만 봤다. 

 실제 재판이 진행되는 법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 사진에서도 살벌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고서적을 보관, 전시하고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 명나라 시대에 집필된 명회전(明会典)이라는 법전의 실물을 볼 수 있었다.

 고서적 전시 구역 옆, 과거 금고로 사용했을 만한 공간에 동교민항의 과거 모습의 모형과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관이 있었다. 

 동교민항의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모형이 너무 잘 만들어 놓아서 한참을 구경했다. 

 직접 지나오면서 구경했던 성 미카엘 성당과 벨기에 대사관 건물, 작은 프랑스 우체국도 보인다. 

 모형을 보니 아직도 보존되고 있는 건물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3세기부터 현재까지 동교민항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이 전시 구경을 위해서라도 법원박물관에는 한 번 와볼 만한 것 같았다. 

 실제 법정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모의 법정을 구경한 뒤 2층으로 올라가니, 2층에도 다양한 전시가 마련되어 있었다. 

 중국의 재판의 역사에 대해서 시간 순서대로 전시가 되어 있었으며,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인민심판 과정과 역사에 대해서도 자세히 전시되어 있었다. 

 역대 법관 의복을 전시해 놓은 전시실도 있었는데, 이곳에서 가상으로 의복을 입어볼 수 있는 기구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1층 특별 전시관에 무슨 전시가 열리고 있어서 살펴보니 너무 중국 공산당 홍보 느낌이 많이 나서 가볍게 둘러본 뒤 박물관을 나왔다. 박물관 내의 전시 내용이 많지 않아서 최대 1시간 정도면 박물관 관람은 충분해 보였다. 

 박물관을 나와 다시 동교민항의 나머지 500미터 부분을 보려고 동쪽 길로 계속 이동을 하려 하는데, 공안들이 길을 막고 검문을 하고 있었다. 신분증 검사와 함께 이 길을 지나가려는 이유를 묻길래 관광을 왔다고 하니, 안쪽에 위치한 최고인민법원은 촬영 금지 구역으로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검문소를 지나 조금 걸어가니 최고인민법원이 나왔고, 워낙 경계가 삼엄하여 재빠르게 지나갔다. 

 최고인민법원 맞은편에는 베이징경찰박물관이 있는데, 이곳은 과거 미국 시티은행이 위치했던 건물이라고 한다. 지금은 경찰박물관으로 이용 중이었다. 

 

  경찰박물관도 무료입장이며, 사전 예약자에 한해서 입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온라인 예약을 하려고 시도해 봤는데 오직 중국인 신분증만으로 예약이 가능했으며, 안면인식 인증까지 해야 했다. 외국인은 입장이 어려울 것 같아서 이곳 관람은 아쉽지만 패스했다. 

 경찰박물관을 지나니 또다시 검문소가 나왔으며, 공안이 신분증 검사 후 이 길 끝은 막혀 있으니 구경 후 돌아오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무슨 길이 어떻게 막혔나?라고 한 번 보고 오자는 생각에 끝까지 가봤는데, 무슨 정부 기관 건물 같은 곳이 나왔으며, 일반인은 진입이 불가했다. 그래서 공공자전거를 타고 다시 동교민항 시작점으로 돌아간 뒤 귀가를 했다. 솔직히 법원박물관 이후의 동교민항 거리에는 볼거리가 없으므로, 동교민항 관광은 딱 법원박물관까지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마치며...

 

 이번 동교민항 거리를 둘러보니 과거의 침략의 상징이었던 서양식 건축물들을 파괴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거나, 새로운 용도로 활용을 하고 있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중국 정부는 동교민항의 이런 침탈의 역사가 담긴 공간들을 파괴하여 없애 버리기보다는 법, 치안 관련 공공기관으로 전환함으로써, 중국의 역사적 치욕을 극복하고 주권을 회복했음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 같았으면 꼴 보기 싫은 침략의 잔재라며 다 부수고 밀어버렸을 텐데 말이다. 

 

 치욕의 역사를 잊지 않으려는 중국을 보니, 우리도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하루였다. 

 

 

2025.06.24-[중국여행기] 베이징의 다섯 개의 제단 오단(五坛)에 대해 알아보기 / 천단(天坛),지단(地坛),월단(月坛),일단(日坛),선농단(先农坛)

 

[중국여행기] 베이징의 다섯 개의 제단 오단(五坛)에 대해 알아보기 / 천단(天坛),지단(地坛),월단

[중국여행기] 베이징의 다섯 개의 제단 오단(五坛)에 대해 알아보기 / 천단(天坛), 지단(地坛), 월단(月坛), 일단(日坛), 선농단(先农坛) 베이징에는 오단(五坛)이라고 다섯 개의 제단이 있는데, 얼

abc7304.tistory.com

2025.06.23-[중국여행기] 베이징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벽 '베이징 명성장유지공원(北京 明城墙遗址公园/Ming City Wall Ruins Park)' / 성벽위의 카페 '莲COFFEE&T'

 

[중국여행기] 베이징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벽 '베이징 명성장유지공원(北京 明城墙遗址公园/Mi

[중국여행기] 베이징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벽 '베이징 명성장유지공원(北京 明城墙遗址公园/Ming City Wall Ruins Park)' 베이징 시내를 오가다가 우연히 베이징 기차역 부근에 성벽이 있는 것을 보

abc7304.tistory.com

2025.06.16-[중국여행기]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베이징 '장부공원(将府公园) / 랑원STATION(郎园STATION)'

 

[중국여행기]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베이징 '장부공원(将府公园) / 랑원STATION(郎园STATION)'

[중국여행기]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베이징 '장부공원(将府公园) / 랑원STATION(郎园STATION)' 지인이 왕징 부근에 장부공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을 것 같다며 추천을 해줘서 시간

abc7304.tistory.com

2025.06.05-[쇼핑 중국어 공부] 베이징 필수 맛집 새우훠궈 '빠슈왕포따샤(巴蜀王婆大虾/파촉왕포대하)'

 

[쇼핑 중국어 공부] 베이징 필수 맛집 새우훠궈 '빠슈왕포따샤(巴蜀王婆大虾/파촉왕포대하)'

[쇼핑 중국어 공부] 베이징 필수 맛집 새우훠궈 '빠슈왕포따샤(巴蜀王婆大虾/파촉왕포대하)' 얼마 전 아내가 새우훠궈라는 음식을 먹고 왔는데 너무 맛이 있었다며 같이 한 번 가보자고 하길래,

abc7304.tistory.com

2025.05.30-[중국여행기] 베이징 올림픽 박물관(北京 奥运博物馆) / 2008년 하계 2022년 동계 올림픽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

 

[중국여행기] 베이징 올림픽 박물관(北京 奥运博物馆) / 2008년 하계 2022년 동계 올림픽의 역사를

[중국여행기] 베이징 올림픽 박물관(北京 奥运博物馆) / 2008년 하계 2022년 동계 올림픽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 2024.04.10-[중국여행기(북경)] 북경 올림픽 공원(北京奥林匹克公园) 방문기! 북경 시

abc7304.tistory.com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