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기] 명나라 궁정 음악이 남아 있는 사찰 베이징 '지화사(智化寺)' / 갤럭시 소호(银河SOHO)


추운 겨울, 주로 박물관과 사찰 위주로 다니고 있는데 이번에는 지화사라는 사찰을 방문해 봤다.
베이징 '지화사(智化寺)' 주소 및 위치
-영문 주소 : Zhihua Temple, No. 5, Lumicang Hutong, Dongcheng District, Beijing
-중문 주소 : 北京市 东城区 禄米仓胡同 5号 智化寺
Zhihua Temple · 5 Lumicang Hu Tong, Dongcheng, 중국 100005
5 Lumicang Hu Tong, Dongcheng, 중국 1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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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지화사는 어떤 곳?
베이징 동성구의 골목 깊숙한 곳에 자리한 지화사(智化寺)는 화려한 관광 명소와는 다른 결의 시간을 품은 사찰이다. 1444년 명나라 정통 연간에 건립된 이곳은 황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내관 왕진이 창건한 불교 사원으로, 명대 궁정 문화와 불교 신앙이 교차하던 시대의 흔적을 비교적 온전하게 간직하고 있다. 전란과 도시 개발의 파도 속에서도 큰 훼손 없이 남아 있어, 오늘날 베이징에서 명대 사찰 건축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드문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지화사는 남북 축선을 따라 산문, 종루와 고루, 지화전과 대지전, 여래전과 만불각이 차분하게 배치되어 있다. 건축은 화려한 장식보다는 구조의 질서와 균형을 중시하며, 마당을 따라 걸을수록 소음이 가라앉고 공간의 호흡이 느려진다. 이는 황실 사찰이 지녔던 엄정함과 수행 공간으로서의 절제미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지화사를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화사 경음악이다. 이 음악은 명나라 궁정에서 연주되던 불교 의식 음악의 계통을 잇는 것으로, 악보가 아닌 구전 방식으로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다. 피리, 생황, 운라 등 전통 악기가 만들어내는 느리고 장중한 선율은 종교 음악을 넘어 하나의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현재도 정해진 시간에 실제 연주가 이루어지며, 관람객은 단순한 유적 관람이 아닌 ‘현재진행형 전통’을 직접 마주하게 된다.
지화사는 크고 화려하지 않지만, 베이징이라는 도시가 지닌 깊은 시간층을 조용히 들려주는 장소다. 번잡한 여행 일정 속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명대의 건축과 소리, 그리고 고요한 공기를 함께 경험하고 싶다면 지화사는 충분히 찾아갈 가치가 있는 공간이다.
베이징 지화사 입장 방법


위챗 검색에 지화사(智化寺)라고 검색을 하면 공식 계정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온라인으로 입장권 구매가 가능하다. 개방시간은 09:00~17:00이며, 매주 일요일은 휴관이다. 지화사 경음악 연주 행사는 오전 10시, 오후 15시에 하루 두 번 진행하며, 무료 가이드도 9:30, 14:00에 두 번 서비스한다고 한다.


날짜를 선택하고, 입장료 20위안을 온라인으로 지불하면 QR코드가 발급되는데, 이 코드를 이용해서 입장을 하면 된다. 참조로 매주 수요일에는 선착순 200명에게 무료로 입장권을 배포한다고 한다.
베이징 '지화사' 방문 후기


지화사의 입구인 '지화사산문(智化寺山门)' 황제가 하사한 '칙사지화사(敕赐智化寺)'라고 적힌 편액이 그대로 걸려 있다.


산문 왼쪽에는 매표소가 있는데, 이곳에서도 오프라인으로 티켓 구매가 가능한 것 같다.


지화사는 베이징 시내에서 비교적 완전하게 보존된 명대 목구조 건축군으로, 1961년에 국무원에 의해 "전국 중점 문물 보호 단위"로 지정되었다.

산문을 지나 간단한 보안검색을 거친 후 입장이 가능하다.



지화사의 안내도, 각 구역별로 중요 관람 포인트가 잘 강조되어 있다.





지화사 역사에 관한 전시, 지화사 복원 전후 모습의 사진도 볼 수 있다.



산문을 들어서면 첫 번째 안뜰에 도착하는데, 동쪽의 종루와 서쪽의 고루가 마주 보고 있고, 가운데에 있는 건물이 바로 이 안뜰의 주역인 지화문이다.


고루와 종루 2층에 있는 북과 종의 실물은 볼 수 없지만, 종루 1층의 전시실에서 사진으로 대신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용의 아들로 전해지는 신화 속의 생물인 포뢰(蒲牢) 장식이 있는 동종, 포뢰는 고래가 가까이 오면 크게 운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총 12마리의 용이 그려져 있는 고루의 북.


고루 건물은 기념품 상점으로 운영 중이다.





상점에서는 말 관련 기념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지화사의 두 번째 마당. 가운데에 북향으로 앉아 있는 건물이 지화전(智化殿), 서쪽이 장전(藏殿), 동쪽이 대지전(大智殿)이다.

지화전 지붕을 올려다보니 모두 목재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전내 가운데 석가모니불, 서양 아미타불, 동방약사불, 십팔나한 좌상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현재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현재 전시된 삼세불은 원래 대비당(大悲堂)에 보관되어 있던 것으로 크기가 작은 세로 삼세불이다.

가운데는 현세의 석가모니불, 왼쪽은 전생에 연등불, 오른쪽은 내세의 미륵불이다.

지화전 뒤의 안채 안에는 명대 "지장보살 설법상(地藏菩萨说法相)" 목판 벽화가 보존되어 있다. 이 꼭대기에 있던 조정(藻井)은 20세기 30년대에 미국으로 유출되어 현재 미국 필라델피아 예술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부근에는 여러 불상들이 또 모셔져 있다.





지화사는 경음악(京音乐)이라고 하는 불교 음악 보존장소로 유명한데, 불교 음악 관련 전시가 잘 되어 있다.




불교 음악에 사용하는 다양한 악기들.

이곳에서 하루 두 번 오전 10시, 오후 15시에 불교음악 공연이 열리는데, 약 15분 정도 진행된다. 가능하면 지화사 방문은 이 시간대에 맞춰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장전(藏殿)은 서쪽과 동쪽을 향하고 있으며, 서배전(西配殿)이다.

경내에는 베이징에 있는 유일한 명나라 팔각형 전륜장(轉輪藏)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전륜장은 회전이 가능한 불경을 소장하는 찬장인데, 지화사의 이 전륜장은 자체적으로 회전할 수 없으며, 사람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해야 한다.



전륜장의 꼭대기의 여러 연꽃 옥좌 위에는 비로자나 불상, 즉 삼신불 중 법신불이 단정하게 앉아 있으며, 두 손에는 '지권인(智拳印)'이 새겨져 있다.


불상이 매우 높아서 잘 보이지 않는데, 불상 위에는 조정(藻井)이 숨겨져 있다.

장전 조정, 위아래 동그라미. 아래에서 위로 보면, 가장 아래 부분은 긴 막대형 사판이며, 사판에는 불상이 가득 그려져 있다.



조정의 최상단 원판에는 불교에서는 단성(坛城)이라고 불리는 채색 도안이 있으며, 단성에는 범(梵) 자가 그려져 있다.


대지전(大智殿)은 동쪽과 서쪽을 향하고 있으며, 동배전(东配殿)이다.

원래 관음(观音), 문수(文殊), 보현(普贤)의 세 대사상이 있었는데 역사적 이유로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한다. 현재는 불교 그림인 천화(天花)의 복원을 주제로 한 전시실로 이용 중이다.










복원 전 후의 모습 비교가 잘 되어 있어, 예술품 복원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지화사 제3마당에 들어서니 웅장하고 화려한 여래전(만불각)이 우뚝 서 있다.


여래전, 만불각은 1층과 2층으로, 같은 건물의 위아래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지화사의 중축선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다.

1층 여래전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으며, 대범천(大梵天)과 제석천(帝释天)이 함께 시중을 들고 있다.

경내 정중앙 팔각형 수미좌 상단에는 높이 4미터의 석가모니불이 앉아 있으며 불상의 얼굴은 풍만하고, 두 눈은 빛나며, 태연한 평온함을 드러낸다.


오른쪽의 제석천과 왼쪽의 대범천은 양쪽에 분리되어 있으며, 두 협시상의 의상은 붉은색을 바탕으로 금, 청, 흑 등의 색으로 묘사되어 있다.

난이도가 매우 높은 채색화 공예 중 하나인 금박 기법을 엿볼 수 있다.


건물 내벽에는 불감(佛龛)이 가득하며, 9,000여 점의 나무 칠금 작은 불상이 봉안되어 있어 만불각(万佛阁)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명나라 영종(英宗) 황제는 국내 많은 사원에 대장경을 하사했는데, 지화사에 하사된 대장경은 본전 양측의 높고 정교한 곡자형 장경궤에 안치되었다. 전당 내 총 660개의 서랍이 있으며, 서랍에는 천자문이 새겨져 있어 불경을 검색할 수 있다.



생김새와 표정이 미묘하게 다른 불상의 모습들.

2층의 만불각은 대외공개를 하지 않고 있었으며, 화면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

여래전 오른쪽에 위치한 지화사 건축 관련 전시.




지화사 건물의 기와 표면은 일반 사찰에서는 보기 드문 검은색이다. 검은색은 물에 속하며, 물은 불을 끄고 진화의 의미를 갖는다고 합니다. 즉 불나지 말라고 검은색 기와를 쓴 것 같다.


용마루(屋脊)에는 최대 10마리까지 동물 장식을 할 수 있는데 지화사 건축상의 짐승은 최대 다섯 개로, 각각 용, 봉황, 사자, 천마, 해마다. 길짐승의 순서는 엄격한 규정을 가지고 있으며, 수가 많을수록 건축 수준이 높은데, 참조로 고궁 태화전 길짐승의 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베이징 '갤럭시소호(银河SOHO)' 주소 및 위치
-영문 주소 : No. 2, Nanzhugan Hutong, Dongcheng District, Beijing
-중문 주소 : 北京市 东城区 南竹杆胡同 2号
Galaxy SOHO · 중국 Beijing, Dongcheng, Xiaopaifang Hu Tong, 小牌坊胡同甲7号 邮政编码: 100010
★★★★☆ · 비즈니스 센터
www.google.co.kr
갤럭시 소호는 어떤 곳?
베이징 갤럭시 소호(Galaxy SOHO)는 전통적인 도시 질서 속에 미래적인 곡선을 들여놓은 대표적인 현대 건축물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이 복합 건축은 2012년 완공되었으며, 직선과 각이 지배적인 베이징 도심 풍경 속에서 유기적으로 흐르는 네 개의 매스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외관은 마치 서로 이어진 행성처럼 보이며,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는 공중 브리지와 곡면 통로가 하나의 입체적인 도시를 형성한다.
갤럭시 소호는 사무 공간과 상업 시설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내부 역시 벽과 천장의 경계가 부드럽게 이어지는 구조가 특징이다. 자연광이 깊숙이 스며드는 중앙 아트리움과 유선형 동선은 이동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만든다. 특히 사진과 영상 촬영지로 인기가 높아, 현대 베이징의 감각적인 얼굴을 담기에 적합한 장소로 꼽힌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베이징에서, 갤럭시 소호는 실험적 건축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풍경이라 할 수 있다.

지화사를 나와 부근에 위치한 갤럭시소호에 잠시 들러봤다.

왕징소호와 마찬가지로 자하 하디드라(Zaha Hadid)라는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한, 2012년 완공된 건축물이다.





중국 내수 불경기로 공실이 많아 다소 썰렁한 느낌이 많이 들지만, 건축사적으로 의미 있는 건축물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한 번 둘러보시길 추천한다.


갤럭시 소호의 로컬 면 식당에서 소고기면을 한 그릇 먹고 오늘 일정을 마무리!
마치며...
베이징의 사찰을 돌다 보니, 몇몇 사찰들이 사찰의 시설은 보존을 잘해놓고 있긴 한데,
사찰의 종교적 기능은 없애버리고 다른 정부 기관이나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화사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 느껴지는 사찰 고유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
이럴 때면 불경소리가 나는 한국의 사찰이 많이 그립다.
한국 가면 절에 좀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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