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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기] 조선후기 지식인들의 지식구매 창고였던 북경 '유리창(琉璃厂) 문화거리' 지금의 모습은?

중국에서잘사는남자 2024. 6. 11.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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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기] 조선후기 지식인들의 지식구매 창고였던 북경 '유리창(琉璃厂) 문화거리' 지금의 모습은? 

2024.06.07-[중국여행기] 자금성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경산공원(景山公园)' 방문기

 

[중국여행기] 자금성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경산공원(景山公园)' 방문기

[중국여행기] 자금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경산공원(景山公园)' 방문기 2020.02.29-천진에서 북경 하루 당일치기 여행! (경산공원,전문대가,북경오리,천안문광장,금면왕조) 2/2 천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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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오신 장모님을 모시고 경산공원에 가서 멋들어진 자금성을 봐준 뒤, 매일매일 불경을 쓰는 것이 취미이신 장모님 맞춤 코스로 유리창 문화거리로 이동을 했다. 

 

 2009년 유학생 시절 유리창 거리를 방문했을 때는 볼거리가 참 많았었는데, 이제 세상이 변했는지 최근에는 방문자 포스팅도 별로 없고, 내용도 그다지 볼거리가 없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정말 망하지는 않았겠지 하는 심정으로, 과거의 기억도 떠올려 볼 겸 찾아가 봤다. 

 

 

'유리창(琉璃厂) 문화거리' 주소 및 위치 

 

-영문 주소 : 100 meters north of the intersection of South Xinhua Street and Xiaoshatuyuan Hutong in Xicheng District, Beijing 

-중문 주소 : 北京市 西城区 南新华街与小沙土园胡同交叉路口 往北约100米 

 

 

Liulichang · 중국 베이징 시 시청 구 邮政编码: 100031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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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창 문화거리는 전문대가 좌측에 자리 잡고 있으며, 남신화거리(南新华街)를 기준으로 동서로 이어져 있다. 베이징 지하철 2호선 화평문(和平门)에서 남쪽으로, 5호선 호방교(虎坊桥)에서 북쪽으로 500m 정도 도보로 이동하면 도착이 가능하다. 

 

 

'유리창(琉璃厂)'이란? 

 

  유리창 문화거리가 위치한 곳은 요나라 시절에는 도시가 아니라 교외 지역이었으며, 당시에는 해왕촌(海王村)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후 원나라 시절 국영 도요지인 관요(官窑)를 열고 유리기와를 구웠으며 명대에 이르러 내성 건설을 하며 규모가 커져 당시 조정 공부(工部)의 5대 공장 중 하나가 되었다. 이후 명나라 가정(嘉靖) 32년에 외성을 건설한 후 이곳이 도시가 되었으며, 유리공장을 성 안에서 운영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아 공장들을 이전하였으나 이후에도 유리창(琉璃厂)이라는 이름은 유지되었다.  

 

 청나라 초기 순치제 통지 시절 북경에서는 만주족은 내성에 한족은 외성에 거주하게끔 하는 정책인 '만한분성거주(满汉分城居住)'를 실시했는데 당시 한족 관리들 대다수가 외성 서부인 유리창 부근에서 거주를 했다. 이후 전국 각지의 회관도 부근에 세워지고 관리들과 고시꾼들도 자주 모여드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책시장이 형성되었으며 주위의 유명 서점들도 유리창으로 옮기고, 각지의 서적상들도 유리창에 노점을 차려 대량의 장서들을 판매했다고 한다.  이후 유리창은 경성의 최대 서적시장으로 발전하였으며, 자연스럽게 인문학의 거리로 변모함에 따라 필기구, 골동품, 서화들도 판매하는 상점들도 함께 발전하게 되었다. 

 

 1927년 평화문의 건설되고 신화거리(新华街)가 건설되었으며, 이때부터 동(东) 유리창과 서(西) 유리창으로 나뉘었고, 개혁개방 이후 정부의 지원과 주도로 여러 차례 재건과 보수를 거치면서 오늘날 유리창 문화 거리는 세계의 도서, 서화, 골동품, 문방사우의 4가지 보물이 모이는 곳이 되어 국내외 관광객들이 옛 베이징 문화를 탐방하기 위한 필수 여행 장소가 되었다.

 

 유리창은 조선시대 청나라 수도 북경 방문을 목표로 파견되었던 사신단인 '연행사(燕行使)'가 몇 번이고 꼭 들렀던 곳으로, 이곳에서 청과 서양의 최신 문물을 접했다. 구매한 수많은 상품은 조선으로 유입되어 조선 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조선후기 사대부들의 서화와 골동 취미의 근원지이기도 했다. 특히 벼루를 비롯한 문방사우는 연행사의 주요 구매 품목 중에 하나였다. 조선후기 실학자였던 박제가, 홍대용, 박지원, 유득공 들도 연행사의 일원으로 유리창을 방문 후 많은 기록들을 남겼다. 

 

 

'유리창(琉璃厂) 문화거리' 살펴보기 

 

 유리창 문화거리 부근에 도착해서 둘러보니 2009년에 방문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2009년에 촬영했던 유리창 거리 사진

 포스팅을 하면서 2009년에 찍었던 유리창 문화거리 사진을 찾아봤는데, 길가에 위치한 찻집만 비교해 봐도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남신화거리(南新华街)에는 동유리창과 서유리창을 이어주는 육교가 자리 잡고 있다. 

 먼저 동쪽 유리창 거리를 먼저 들러봤다. 

 거대한 고목이 자리 잡고 있는 거리 입구에서부터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 

 입구에는 유리창 문화거리 명판과 간단한 거리 역사가 담긴 안내도가 있다. 

 주말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 길 안쪽에는 시끄럽게 공사도 하고 있어서 입구 부근의 상점 몇 곳만 둘러봤다. 

 대부분 상점들이 여러 골동품들과 문방사우를 판매하고 있는데, 서예가 취미이신 장모님께서 쑥 둘러보시고 가격도 확인해 보시더니 딱히 살만한 물건들이 없다고 하신다. 

 유리창 동쪽 거리는 공사도 하고 있고, 딱히 더 볼만한 상점이 보이지 않아서 서쪽 육교를 지나 서쪽 거리로 넘어갔다. 

 서쪽 거리도 정말 한산했다. 토요일 오후에도 이 정도로 한산하면 평일에는 지나가는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유리창 서쪽 거리에는 유리창을 대표하는 대형 상점이 있는데 바로 영보제(荣宝斋)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방중 시 영보제 방문 사진

 영보제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방중 시 방문을 했을 정도로 중국 내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영보재의 전신은 송죽재(松竹斋)로 강희 11년(1672년)에 창건되었고, 광서 20년(1894)에 '이문회우(以文会友) 영명위보(荣名为宝)'라는 뜻에서 영보재(荣宝斋)로 개칭되었다. 영보재는 필묵지연(笔墨纸砚)부터 부채면책(扇面册页), 서화전각(书画篆刻)부터 그림책 표구까지 운영 범위가 넓다. 특히 서예와 회화 등 예술작품 복제에 주로 쓰이는 수인목판화 제작과 인쇄 기술이 탁월한 것으로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영보재의 지금 현판은 중국의 유명 서예가 곽말약(郭沫若)이 썼다고 하는데, 딱 봐도 명필의 느낌이 난다. 

 입구 좌우에 여러 가지 인증 현판들이 걸려 있는데, 유명 명소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준다. 

 영보재 내부는 깔끔한 유리 진열장에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대부분 중고가 제품이라 가격대가 높은 편이었다. 

 서예는 잘 모르고 관심도 전혀 없지만, 이곳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확실히 고급스러움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가격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가치를 아는 자만이 지갑을 열지 않을까 싶다. 

 영보재 건물 내에는 상점 외에도 여러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다. 시간 관계상 2층의 미술관을 둘러보지 못했는데 서예나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층 안쪽에 다구들을 판매하는 곳이 있어서 둘러봤다. 

 고급 다구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역시나 다들 고가 제품이다. 열심히 구경만 했다. 

 건물 복도에 걸려 있는 대형 그림들 앞에서 아이와 함께 간단히 인증샷을 촬영하고 영보재를 나왔다. 

 중국서점(中国书店)이라는 곳에도 들어가 구경을 해봤다. 

 정말 많은 다양한 고서들과 강의서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서점은 넓었지만 책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몇 백 년 전에는 책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을 곳인데, 이제는 점점 잊혀 가는 고서점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좀 더 거리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 봤다. 

중국 영화 인생(人生)에서 나왔던 전통 그림자극 제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보이는 작은 상점이 눈에 띈다. 

 거리 뒤쪽으로 갈수록 작은 상점들이 나오는데, 거리 입구 상점들 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장모님께서는 이곳에서 서예 연습용 받침 종이만 구매하셨다. 

 

 

마치며...

 

 2009년에 유리창 문화거리를 방문했을 때는 그래도 관광객들이 많았었는데,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아서 그런 건지, 서예 인구가 줄어서 그런 건지, 다들 인터넷으로 제품을 구매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오랜만에 찾은 유리창 거리는 이제 유명 관광지라고 부르기에는 어려운 곳이 되어 버린 것 같았다. 

 

 역사적으로는 의미 있는 장소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지나는 길에 들르는 것이 아닌 이상, 서예나 중국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딱히 찾아올 만한 이유는 이제 없을 것 같다. 

 

 차라리 젊은 세대나 관광객들은 화려한 쇼핑몰로 가득한 왕푸징 거리나 먹거리 가득한 난뤄구샹을 둘러보는 것을 선호하지 않을까? 

 

 세상은 변하고, 명소도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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