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 하늘신에게 제사를 지내왔던 북경 '천단공원(天坛公园)' 방문기 / 중국 국경절 연휴 인파 체감하기
중국에 오래 거주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는 사실이 있는데, 바로 중국의 연휴에는 가능하면 주요 명승지나 관광지는 가지 않는 것이 심신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그 이유인즉 연휴에는 워낙 사람이 많다. 정말 상상 이상으로 많다. 연휴에 관광지를 방문하면 평소에는 체감이 안 되는 14억 인구의 위력을 눈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국경절 연휴에는 되도록 집에서 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며칠 쉬고 있다 보니 엉덩이가 근질근질하고 이대로 연휴를 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루만 고생해 보지 하는 생각으로 밖으로 나갔다.
목적지는 바로 '천단공원(天坛公园)'이다. 과거 2009년에 방문했던 곳인데 워낙 오래전이라 기억도 다시 되살릴 겸 가보기로 했다.
'천단공원(天坛公园)' 주소 및 위치
-영문 주소 : No.1 Tiantan Dongli Jia, Dongcheng District, Beijing
-중문 주소 : 北京市 东城区 天坛东里甲 1号
천단공원은 자금성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하철로 이동 시 천단공원 북쪽의 7호선 교만(桥湾) 역, 서쪽의 8호선 천교( 天桥) 역, 동쪽의 5호선 천단동문( 天坛东门) 역으로 오면 도보로 이동 후 관광이 가능하다.
'천단공원(天坛公园)이란?
북경에는 과거 왕들이 제사를 지냈던 다섯 곳의 제단이 남아있는데 이를 '오단(五坛')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자금성을 기준으로 가장 북쪽에는 토지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지단(地坛), 동쪽에는 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일단(月坛), 서쪽에는 달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월단(月坛), 남쪽에는 하늘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천단(天坛)과 농사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선농단(先农坛)이 위치하고 있다.
천단공원은 제천 의식을 드리던 중국 최대의 제단으로 천안문 광장보다 7배나 큰 면적을 자랑한다. 1420년 베이징으로 천도한 영락제에 의해 세워졌고 청대에 이르러 개축되었다. 이후 중화민국 7년(1918)년 1월 1일 천단공원으로 개관하였다. 1998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으며 중국 국가 AAAAA급 명승지로도 지정되어 있다.
제천의식은 주로 동지 때 추수감사제의 의미로 행해졌는데, 황제가 밤에 원구단에 올라 섶을 태우 하늘로 연기를 올려 보내는 것으로 의식을 치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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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단공원(天坛公园)' 살펴보기
천단공원은 수령 300년 이상의 측백나부가 1500그루가 있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공원이라, 하루에 공원의 모든 부분을 둘러보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북문으로 들어가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천단공원을 관통하는 루트로 관람을 해보기로 했다.
천단공원 북문(北门)
동서남북 모두 입구가 있는 곳이라 관광객이 분산되어 입장해서 그런지 예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안내도를 살펴보니 북문으로 입장해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주요 건축물들은 충분히 다 볼 수 있다. 나중에 동문입장해서 서문으로 나오는 루트로 추가 관광을 하면 천단공원은 얼추 정복이 될 것 같다.
안내도에 한글로도 설명이 아주 잘 되어 있다.
중국 현지인들은 QR코드를 스캔하여 표를 구매 후 입장을 하는데, 외국인의 경우 이용이 어려워 매표소에서 여권을 보여주고 구매를 했다.
공원개방시간
성수기 (4월 1일 ~ 10월 31일) | 06:00 오픈, 21:00 입장마감, 22:00 폐원 |
비수기 (11월 1일 ~ 3월 31일) | 06:30 오픈, 21:00 입장마감, 22:00 폐원 |
관광지개방시간
관광지 목록 | 기년전(祈年殿) 회음벽(回音壁) 원구(圜丘), 제궁(斋宫), 북신주방(北神厨) 북재축정(北宰牲亭) |
성수기 (4월 1일 ~ 10월 31일) | 08:00 오픈, 17:30 입장마감, 18:00 폐원 |
비수기 (11월 1일 ~ 3월 31일) | 08:00 오픈, 16:30 입장마감, 17:00 폐원 |
비고 | 위 명소는 매주 월요일 휴무(법정 공휴일 및 7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정상개방) |
입장료 가격
종류 | 가격 |
성수기 입장권 | 15元 |
성수기 통합권(입장권, 기년전, 회음벽 ,원구 포함) | 34元 |
비수기 입장권 | 10元 |
비수기 통합권 | 28元 |
관광지 통합권 | 20元 |
성수기 기준 통합권을 인당 RMB 34을 내고 구매했다. 입장권은 QR코드가 인쇄된 종이를 출력해 주는데 입구에서 QR코드를 스캔 후 입장한다.
북문 입구를 통해 들어오면 바로 멀리 우뚝 솟아 있는 기년전이 보인다.
부근 매점에서 천단공원의 모습을 형상화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예전에 경산공원(景山公园) 방문 시 관광지 모습을 형상화 한 아이스크림을 먹었었는데, 가성비가 좋지 않아 실망한 기억이 있어서 이곳에서는 패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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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천문(北天门)
북천문을 지나서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다 보면 작게 보였던 기년전이 점점 거대하게 다가온다.
길 좌우를 둘러보면 빽빽하게 나무들이 들어서 있다. 공원의 광활한 삼림 면적에 놀라울 따름이다.
기년전의 측면에 자리 잡은 입구에서 통합권을 보여주고 입장이 가능했다.
기년전(祈年殿)
기년전은 명 영락 18년(1420년)에 지어진 것으로, 초명은 '대사전(大師殿)'으로, 하늘과 땅을 합사 하기 위한 직사각형 형태의 대전이다. 명 가정 24년(1545년)에 삼중처마원전으로 고치고, 천장에 상청, 중황, 하록의 삼색유리를 씌워 하늘과 땅, 만물을 의미하며 '대향전'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청(淸) 건륭(乾隆) 16년(1751)에 삼색기와(三色瓦)를 통일된 푸른 기와금정(蓝金金顶)으로 고치고 기년전(祈年殿)이라 이름 지은 맹춘(孟春, 정월) 기곡(祈谷) 전용 건물이다. 기년전은 높이 38.2m, 지름 24.2m로 사계절, 십이월, 십이시진(十二时辰), 주천성숙(周天星宿)을 각각 의미하는 중국 고대 명당(明堂)식 건물이다.
천단의 가장 대표적인 건물인 기년전을 보는 순간 아름다운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기년전 중앙에는 사계절을 뜻하는 4개의 기둥이 있고, 이 기둥을 둘러싸고 12개의 기둥은 12개월, 기년전 바깥쪽에 있는 도 다른 12개의 기둥은 하루 12시간을 뜻한다고 한다.
내부를 좀 둘러보고 싶었으나 안을 좀 보겠다고 몰려있는 인파 중에 한 명이 되고 싶지 않아서 과감히 패스하고 이후 인터넷으로 내부 사진을 찾아봤다.
뭐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고 하는데, 큰 4개의 기둥과 12개의 작은 기둥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아기 휴대용 유모차를 끌고 갔는데 자꾸 덜컹거려서 바닥을 살펴보니 바닥상태가 엉망이다. 아무래도 워낙 많은 관광객이 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훼손이 된 것으로 보였다.
기년전을 기준으로 한 바퀴 둘러보니 아래의 넓은 공터에서 전통복장을 입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기년전 북쪽에는 기곡단의 신위를 모신 전각인 환건전(皇乾殿)이 보인다. 큰 의미가 있는 건축물은 아닌 것 같아서 멀리서 보고 사진만 촬영하고 지나갔다.
기년전을 돌고 내려오는데 광장에 인파가 어마어마하다.
우뚝 솟은 기년전과 연휴의 중국 관광지답게 바글바글한 관광객들의 조합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기년문(祈年门)을 나와 360미터에 달하는 단폐교(丹陛桥)라는 큰길을 걸어서 내려오면 또 다른 건축물이 나온다.
황궁우( 皇穹宇 ) / 회음벽(回音壁)
황궁우는 역대 황제들의 신주를 모셔놓은 사당으로 한국의 종묘와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회음벽(回音壁)과 삼음석(三音石)이다.
삼음석은 황궁우 중앙에 있는 세 개의 받침돌인데, 북쪽의 첫 번째 받침돌에서 손뼉을 치면 메아리가 한 번, 두 번째 받침돌에서 손뼉을 치면 메아리가 두 번, 세 번째 받침돌에서 손뼉을 치면 메아리가 세 번 들린다고 한다. 지금을 올라갈 수 없도록 보호막을 쳐놔서 그런지 부근에서 계속 박수를 쳐댄다.
회음벽은 황궁우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외벽의 별칭으로 벽에다 소리를 치면 둥근 벽을 타고 소리가 계속 회전하여 마치 가까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고 한다. 이곳 역시 워낙 많은 사람들이 소리를 질러대고 있어서 진위 여부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회음벽에 가득한 낙서들... 보존 상태가 상당히 아쉬웠다.
원구(圜丘)
황궁우를 지나 조금만 아래로 더 내려오면 실제로 황제가 제천의식을 거행했던 원구단이 나온다. 원구는 3층 원형 제단으로 명나라 가정 9년 (1530년)에 세워졌으며 청나라 건륭 14년(1749년)에 증축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천단공원의 메인 건축물이나 기년전에 밀려 덜 유명하다.
원구의 가운데에 천심석(天心石)이 있는데, 황제가 제문을 읽은 후 태우던 자리로 이곳에서 서서 소리를 지르면 그 즉시 메아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천심석 주위를 부채꼴 모양의 돌이 둘러싸고 있는데 1단은 9개 2단은 18개, 3단은 27개 이런 식으로 9단까지 나아가며 거대한 원을 만들어간다. 9의 배수인 이유는 9가 황제를 나타내는 숫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구에 올라 제사를 지냈을 역대 황제들을 떠올리며 나만의 방식으로 기도를 올린 뒤 내려왔다.
천단공원 남문(南门)
원구를 내려오 조금만 걸어 내려오면 남문이 나온다. 남문 부근에는 지하철역이 없어 택시로 이동을 해야 해서 택시를 타고 귀가를 했다.
마치며...
국경절 연휴에 북경의 주요 관광지인 천단공원을 방문하면서 많은 인파로 인해 고생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중국의 인산인해에도 나름 적응이 되었던 것인지 크게 힘들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중국사람 다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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